배우 김유정을 인터뷰하면서 든 생각은 ‘열여덟 살에 나는 어땠지?’였다. 그 정도로 2003년 5살에 데뷔한 꼬마는 어느새 13년의 베테랑 연기자가 돼 있었고 다양한 삶을 사는 캐릭터 연기하면서 또래와는 다른, 조금은 성숙한 고민을 하면서 인생 설계를 어느 정도 해 둔 상태였다.
김유정은 ‘배우하길 잘한 것 같느냐’는 질문에 찰나의 순간을 참지 못하고 “그럼요”라고 답할 정도로 직업을 사랑하고 있었다.
“연기를 잘 하는 것 이상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힘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김유정은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할 대중들의 시선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말도 잘 안하고 무표정으로 있었는데요. 오해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정색한다, 사람을 째려본다 뭐 이런 오해요. 어렸을 때는 너무 속상해서 고민도 하고, 부모님한테도 조언을 구했죠. 엄마가 ‘사람을 볼 때 눈만 돌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고개를 돌려서 봐’ 이렇게 말해주시기도 했어요. (웃음) 차차 제 행동에 신경을 쓰게 됐죠. 사람들마다 보는 관점, 생각들이 다르니까 아예 오해 자체를 안 하게끔 행동하려고 노력합니다.”
부모님은 김유정의 소중한 멘토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에게 “천천히 살아가자”고 조언해주시는 분들.
“제가 실제로는 또래들처럼 말괄량이 같거든요. 그런데 일을 할 때는 아무래도 대본을 많이 보고 생각을 하니까 어른들이 느낄 법한 감성을 알아간 거 같아요. 또래보다는 더 감성적이고 깊게 생각하긴 하죠. 그렇다보니 부모님께서 또래보다 더 천천히 가자고 하세요. 차곡차곡 쌓아간다는 생각으로요.”
인생을 빨리 살아가는 데서 오는 허망함에 대해서도 김유정은 “좋은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한 번에 배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작품을 하고 나면 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배우로서 연기할 때 많은 캐릭터 만나면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거니까 좋은 경험을 한 거잖아요. 이런 사고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마찬가지로 인생도 너무 빨리 산다는 느낌 보다는 좋은 경험을 많이 한다 정도로 생각할래요. 그러면서도 시간이 조금 느리게 가면 좋을 거 같기도 해요. 작품을 하면 금세 1년이 지나가잖아요. 저는 제가 18세인 게 믿어지지 않거든요!! 저와는 어울리지 않는 나이인 거 같아요. 벌써? 내가? 이런 느낌이랄까요. (웃음)”
“다 잘 먹어요. 요리 하는걸 좋아해요. 집에서도 언니에게 볶음밥 새우전 김치전 등을 해줘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유정(17)을 만났다.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주제로 드라마와 ‘배우 김유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 시간 즈음 만난 그녀와 점심 메뉴에 대해 이야기 하다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물었다. 편식하지 않고 뭐든 잘 먹는다는 그녀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답게 그 나이대 치곤 요리도 제법 즐긴다. 내친 김에 또 다른 취미에 대해서도 물었다.
“볼링 치는 것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 퍼즐 맞추기를 좋아한다. 퍼즐을 모은다. '영화돌려보기'도 한다. 한 영화를 여러 번 보는데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이다. 얼마 전 재개봉 했을 때 극장에 가서 서너 번 봤다. 의미 깊은 영화이고 색다른 소재이자 묘한 감정이 들게하는 영화다. ‘로렌스 애니웨이’도 좋아한다.”
내년이면 고3인 그녀는 또래와 마찬가지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아직은 1년 이란 시간이 있기에 신중하게 고민할 예정이다.
“지금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단계다. 아직 시간도 있고 가족과도 상의 해봐야한다. 여러 의견을 듣고 계속 고민해야한다. 굉장히 조심스럽다. 대학이란게 인생에서 큰거니까.”
김유정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호흡을 맞춘 차태현과의 인연으로 최근 KBS 예능 ‘1박 2일’에 출연한 것이 알려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정말 재밌었고 행복한 좋은 추억 많이 쌓아주셨다. 내가 이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복불복 게임을 하면서도 재밌었다. 다들 정말 잘 챙겨주셨다. 윤시윤 오빠가 가장 나이차가 덜 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다들 예뻐해 주셔서 감사했다.”
가끔의 예능 출연은 그녀에게 색다른 경험이 되지만 그녀는 연기로 대중을 만나고 싶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다음 작품에선 어떤 모습으로 대중을 만나고 싶은지 물었다.
“음악프로그램 MC도 해 봤고 예능 보단 작품을, 작품에선 교복을 입고 나이에 어울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 (박보검 오빠도) 그렇게(교복을 입는 배역을 연기하고 싶다고) 인터뷰 했더라.”
지난 2004년 영화 ‘DMZ, 비무장지대’로 데뷔해 어느덧 경력 12년차 배우인 그녀의 노련함에 대해, 현장에서 함께 촬영한 박보검 곽동연 진영 등의 배우들은 인터뷰를 통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유정은 서로 의지하고 배웠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우리가 워낙 고생하다 보니 의지하고 기댔다. 서로 많이 배우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조금더 가까워진것도 있었고 서로 연기를 봐주며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고 그러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무도 캐치 안해준걸 얘기해 주는 등 연기적으로 많이 그랬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녀와 함께 한 박보검 곽동연 진영 등이 인터뷰를 통해 배우로서의 김유정의 노련함에대해 입을 모아 칭찬한 만큼, 반대로 그녀가 본 세 사람은 어떤 배우인지 물었다.
“보검 오빠는 정말 착하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고 힘내게 다독여주는게 많아 고마웠다.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배웠다. 도움을 받아 고마운 사람이다. 동연 오빠는 말 안해도 알아주는 친오빠 같은 느낌이다. 힘이 많이 돼줬다. 바라만 봐도 힘이 되는 존재다. 연기하는 모습도 많이 배웠다. 집중력이 좋아 장난치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집중한다. 그리고 단단한 느낌이다. 진영 오빠는 현장에서 젊은 배우들 중 맏오빠라 그런지 잘 챙겨주고 현장을 정리해준다.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고 대화할 때 잘 이끌어줘 이런저런 얘기를 편하게 했다. 배려심이 깊고 연기할때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고민하는 모습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박보검은 앞선 인터뷰를 통해 연말 시상식에서 김유정이 상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아울러 커플상에 대한 욕심도 아주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난 보검오빠가 (상을) 받았으면 한다. (커플상은) 우리 말고도 선배들 중 멋진 커플들이 많지 않았나 한다. ‘태후’도 그렇고 많은 작품을 통해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받는다면 감사하고 좋겠지만 동연오빠는 자기도 영과 병연으로 (커플상을) 노려본다고 하더라. 그것도 응원한다. 영과 병연의 모습을 정말 따뜻하게 봤다. 친구로서의 우정도 그렇고 충실하는 모습, 친구와 신하로서 곁에 있어주는 모습에 감명받았다.”
내년이면 고3인 그녀는 또래와 마찬가지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아직은 1년 이란 시간이 있기에 신중하게 고민할 예정이다.
“지금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단계다. 아직 시간도 있고 가족과도 상의 해봐야한다. 여러 의견을 듣고 계속 고민해야한다. 굉장히 조심스럽다. 대학이란게 인생에서 큰거니까.”
드라마는 지난 18일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다. 드라마가 끝난 뒤 많은 시청자가 아쉬움을 느꼈다. 직접 출연한 그녀는 어떤 감정일까.
“허한건 있어요. 넋이 나가있다고 해야하나, 그런게 조금 느껴진 공허한 느낌이에요. 살짝 뭘해야할지모르겠어요. 찍으며 아쉬운건 많았고 스스로 부족하다 느낀것도 많았죠.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많이 예뻐해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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